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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주는 사계절 식재료

봄나물 냉이를 캐며 잠시 생각에 잠기다

by 두물머리삶 2022.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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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 첫 글이다. 주제는 봄나물 냉이다. 냉이는 봄의 전령사이다. 밭 가운데 있는 냉이는 밭을 갈기 전에 부지런히 캐서 손질 후 냉장 보관하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냉이 캐기

지천에 봄나물로 가득하다. 봄나물의 대표가 바로 냉이다. 냉이를 캐서 냉이무침, 냉이 된장국 , 삼겹살의 느끼함을 냉이를 곁들여 입맛을 돋우고, 냉이 전 또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한옥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하고 있다.

가을, 겨울을 보냈으니 이제 처음 맞는 봄의 일상이다.

 

당장 주위에서는 거름을 내고 밭을 갈고, 가지 치기를 하고 , 겨우내 무너졌던 흙담을 수선하는 등등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봄나물 캐기이다. 3월 초부터 캐기 시작한 냉이. 아직 갈지 않은 밭에 사방이 냉이 천지이다.

 

 

냉이가 바짝 엎드린 이유

중순인 요즘은 제법 꽃을 피운 냉이도 보인다. 겨우내 봄네 싹을 틔우기 위해 견디며 참으며 영양을 모았던 냉이라서 더욱 맛있고 건강에 좋다.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냉이다. 이렇게 바짝 엎드려야만 주위 동물들이 잎을 뜯기가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꽃을 피우고 자손을 번식시키는 본능적인 반복이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나물 냉이 캐기를 하다가 별 생각을 다한다 싶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비슷한 시기의 달래는 향이 진해서 동물을 피하고, 오가피순, 드룹은 가시가 있어 동물을 피하는데, 냉이는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모양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살면서 적을 피하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나를 낮추는 것인데, 냉이는 늘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냉이 꽃을 피우면서 비로소 바짝 엎드리고 움츠렸던 몸을 기세 등등 세상 앞에 내놓고 있는 냉이다.

 

겨울을 버티고, 주위의 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법을 터득하여 바짝 엎드렸다가 결실을 맺고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 몸을 세웠다. 봄나물 냉이로부터 몸가짐과 삶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입에는 즐거움, 몸에는 영양 듬뿍, 머리에는 지혜를 , 마음엔 수긍을 주는 냉이에 대한 예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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