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어제의 비소식이 예고되어서 그런지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걸 꽃비가 내기기 시작한다. 북한강 자전거길바닥이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상황이 연출된다.
꽃눈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그것도 함박눈이다.
북한강 자전거길 꽃비 자연이 주는 남자향수 여자향수
낮 동안은 가랑비처럼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도 이미 감성충전이 완료되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니 바람이 조금 더 불기 시작한다.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주위에 누가 있든지, 아무리 점잖은 자리라고 했어도 입에서 나오는 감탄사는 막기 힘들었을 것이다.
겨울철 함박눈 내리는 바로 그 감성이다.
바람이 연주가가 되었다. 강약조절에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반복을 한다. 향을 머금고 음표가 되어 세상에 솜씨를 뽐내는 듯하다. 남자가 맞으면 남자향수 여자가 맞으면 여자향수다.
본연의 벚꽃이 가진 향에 제각기 감성이 더해지니 확연히 구별되는 듯하다. 조향사인 것이다. 얼굴에도 떨어지고 머리에도 떨어지고 꽃비 아니 꽃눈 가운데 두 팔을 벌리고 신이 나서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된다.
곡의 막바지에 다다른 듯 디크레셴도로 이어지다 크레셴도 또 디크레센도 반복을 한다. 춤을 추게 한다. 눈으로만 봤지 이번처럼 온몸으로 흠뻑 꽃비를 맞으며 감성에 젖기는 처음이다.
북한강 자전거길 꽃비 꽃눈 영상도 잠시 찍어봤다. 정말 혼자보기 아까운 장면이다.
벚꽃비가 그친 후 자전거길이다. 겨울철 눈이 내린 후 풍경이 연상되기도 한다.
삐뚤삐뚤 걸어도 발자국이 남지 않아 뒤돌아보지 않아서 좋다. 한잔 마시고 잠시 휘청거려도 자국이 없으니 한잔해도 무방하지만 이미 진한 남자향수에 취했다.
여인이 맞았다면 아마 올 한 해 여자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충분했을 것이다.
아침 일찍 풍경이다. 북한강 자전거길에는 4월에도 눈이 내렸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오늘도 비가 내려 벚꽃 잎이 많이 떨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향은 두고두고 남겼으니 만족할 것이다.
고대 영웅들의 장렬한 전사와 닮았다는 생각이다. 짧지만 두고두고 회자되는 그들과 다름이 없다. 열심히 꽃을 떨구어야만 잎이 활짝 피고 무럭무럭 잘 자랄 것이다. 산모의 산고와 새 생명의 탄생이 주는 기쁨과 닮은 듯하다.
'자연에서 주는 사계절 식재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민들레 노란 민들레 모두 반갑다. (1) | 2023.04.14 |
---|---|
남양주 다산 생태공원 올챙이 곧 개구리 될 듯 바글바글 하네요 (0) | 2023.04.10 |
달래양념장 달래무침 달래를 이용한 달래장레시피 및 달래손질법 (0) | 2023.04.05 |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두물머리 물의정원 근처 멋진 풍경 (0) | 2023.01.15 |
벼수확 후 벼이삭 현미 백미가 되는 긴 과정 (0) | 2022.10.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