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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대학에 입학했을 때 엄청 유행했던 시다. 남자의 여성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표인 듯. 특히 여성들이 좋아했던 시다. 도종환 시인 '접시꽃 당신'이 주인공이다.
도종환 시인 접시꽃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키가 큰 접시꽃
이 시를 모르고 미팅 소개팅을 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었다. 암으로 아내를 잃은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검색해서 읽어본다.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초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땜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 어귀에 활짝 피어있다. 작년에는 못 봤었는데, 이리 활짝 피어있다. 접시꽃은 뿌리가 깊어 옮기거나 할 때 힘이 드는 식물이다.
빨강 분홍 핑크의 접시꽃들이다. 꽃가루를 잔뜩 머금고 있다.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 자라는 꽃을 보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사진을 찍으려니 벌 몇 마리가 도망을 간다. 금방 찍고 비켜줄 테니 가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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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정말 크다. 임을 위해 맛있는 것을 만들어 접시로 사용해도 될 만큼이다.
꽃봉오리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또 활짝 필터이다.
접시꽃의 꽃말
접시꽃의 꽃말은 지식백과를 찾아보니 단순한 사랑, 아양 떠는 사랑, 다산, 풍요를 뜻한다고 한다. 사랑에 뭐 다를 것이 있겠느냐마는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이 좋다.
요 녀석들은 내일이면 활짝 필 듯하다. 내일 다시 접시꽃 주변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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